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1주년 되는 날이었다. 봄바람이 이는 춘4월 아침,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는 달리 소수의 인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서대문독립공원에서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이 아닌 독립운동이 역사의 주역"임을 강조하였고, 임시정부 기념관 설립의 당위는 임정 독립운동가들이 지향한 '자유 평등', '통합', 그리고 '인류애'의 가치를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함임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오늘날 사회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던져주었다. 그의 말대로, 임시정부의 목적은 단순히 반일 독립이 아니었다. 인간의 존엄을 본질로 하는 자유와 평등, 성별, 나이, 빈부, 지역을 넘어선 국민의 화합과 통합, 인류 문명에 공헌하는 인류애의 회복, 그것이 바로 임시정부가 지닌 역사적 의의인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역사상 최초로 민주공화제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시작이다. 3.1운동의 민의를 받들어 임시정부를 수립한 애국지사들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선포하고 삼권분립의 민주공화국을 건설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 결과 임정은 여러 고난 속에서도 임시헌법과 임시의정원의 결의에 따른 정당 정치를 수행했고, 이는 우리 민주주의의 큰 자산이 되었다. 임시정부의 헌장과 강령은 1948년 제헌 헌법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오늘날 민주 헌정의 기원이 되었다. 헌법 전문의 3.1운동과 임시정부 법통은 민족사관을 넘어 민주사관까지 함께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임정의 의의는 독립과 정부수립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임시정부의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은 <3.1혁명 정신 해석>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3.1운동의 핵심 정신을 네 가지로 정리하였다. 첫째는 한민족의 독립과 전 인류의 공동생존을 위한"자존과 공존"이요, 둘째는 계급과 당파를 넘어선 "민주와 단결"이요, 셋째는 권세에 굴하지 않고 가난에 무너지지 않는 "기개와 도의"며, 넷째는 대단결을 위한 "자신감"이었다. 김구 선생이 말씀하신 3.1운동의 정신은 곧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이기도 했다. 임정의 국시였던 삼균주의는 최종 목표를 세계 여러 민족이 함께 사는 "세계일가"였으며, 정치적 기회의 평등과 개인과 개인 간의 차별 폐지를 주장했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누구나가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세상 또한 임시정부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이었다. 공정하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 세계 인류와 더불어 사는 세상,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목적은 실로 이것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은 단순한 과거의 역사가 아니다. 임정의 역사는 자유와 민권, 평화를 위한 겨레의 역사요, 즉, 대한민국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다. 인류의 역사가 자유와 인권의 확대라는 진보의 역사인 이상, 우리나라의 최종 목표가 남북이 하나 되는 진정한 통일민주공화국의 건설인 이상, 임시정부는 이전부터 그래왔고 오늘날에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만대에 지속될 조국의 오래된 미래다.

 

 

Posted by 일간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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