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발생한 대량 실업과 가계 소득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로 선언하고 그 기준을 공개했다.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국민에게, 월 의료보험 납부액을 기준으로 일정 금액 이하를 납부하는 가정에 최대 100만 원의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한다. 부유층의 부당한 지원금 수급을 막기 위한 재산 기준 또한 곧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이번 조치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 보험 가입자의 경우 지난 3월 보험료가 2019년을 기준으로 해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발생한 갑작스러운 소득의 감소를 증명하지 못하는 한 재난지원금을 수령할 기회가 날아가게 된다. 맞벌이 가정 또한 납부하는 세금에 비해 받는 혜택이 적어 불만을 표출한다. 정부는 이에 대해 소득의 급격한 감소를 증명하면 지원금을 허용한다고 했지만, 그 절차와 공개 방식은 여전히 확정된 바가 없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차등적 지원금 지급안에 대해 "차라리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나눠주었으면"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예 지급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주장은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그 비율이 20%대 미만으로 극히 낮았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경제 활성화와 생계유지를 위해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실현 불가능한 급진 좌파의 몽상'에 불과했는데, 코로나19는 국민의 절대다수가 재난 대비 기본소득 지급에 찬동하게끔 하였고,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차등 지급이 아닌 보편적 지급을 요구할 정도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과거 무상급식 논쟁 당시에도 보수층은 "재벌 손주까지 공짜밥 먹여야 하냐"며 무상급식에 반대 의사를 드러낸 바 있었다. 이는 선별적 복지를 찬성하는 이들의 주된 논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군대의 비유를 들면 간단하다. 군대는 의무다. 부자나 빈자나 모두 군대 복무를 한다. 그러나 부자라고 하여 월급을 덜 받거나 배식비를 따로 지불하지는 않는다. 군대는 모두에게 '의무'이고, 국가는 군인의 삶을 책임질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국민이 인간적인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국가는 사회복지를 확충할 헌법적 책무가 있는 한, 복지는 모든 국민의 것이어야 한다.

 

선별적 복지는 자원 분배의 효율성을 내세워 소외자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옹호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발생한 빈곤에 의한 가족의 집단 자살 사건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국가에게서 자신의 빈곤을 증명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별적 복지는 빈곤자가 자신의 빈곤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인간적 존엄과 개인사를 부정하며, 그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설령 사는 집이 판잣집이라 해도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인간적이며, 가난을 증명하기 위해 또 다른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비효율적이다. 이번 재난지원금 사태가 선별적 복지의 어두운 현실을 뒤집고 보편적 복지에로의 길을 여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일간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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