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의 낙폭이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코로나로 인해 중국의 산업 시설이 가동되지 않으면서, 지난 두 달간 소비와 제조업을 망라한 전체 산업 분야에서 최대 4~50%에 이르는 경기 쇠퇴를 목격해야 했다. 세계 주요 국가의 경제 성장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각에서는 1929년 당시의 대공황과 준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경제 불황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의 쇠퇴와 이에 따른 대량 실직은 각국 정부로 하여금 소비 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 부양 정책에 과감한 예산을 투자하게끔 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재난기본소득. 일정 소득 이하, 또는 전체 국민에게 재난 극복을 위한 소비 장려 차원에서 현금을 지원하는 재난기본소득제는 정부의 복지 확대를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폄하하던 미국에서조차 국가적 정책으로 논의될 정도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은 오는 4월부터 연 소득 100만 불 미만의 국민 전체에 미화 1000불가량의 재난소득을 지원할 예정이다.

돌이켜 보건대, 1970년대 이후의 세계는 신자유주의의 광풍 한가운데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인즈주의에 입각한 '큰 정부'와 '정부의 시장 영향력 확대'는 1970년대 이후 경기 침체의 요인으로 지목되었고, 이러한 주장을 펼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와 정치인이 구미 선진국의 정권을 획득하면서 '작은 정부, 큰 시장을 통한 효율적인 경제 성장'을 목표로 대대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이 펼쳐졌다. 국영기업은 민간에 매각되었고, 국가가 책임지던 의료보험과 국민교육, 심지어는 국방산업조차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영화되었다. 공공복리를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이 경영 수지에 목을 매기 시작한 것도 이때 무렵부터이다. 이들은 비합리적인 국가 주도의 경제를 수익과 자율 위주의 민간 기업 위주 경제로 재편함으로써 모두가 경제성장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낙수효과'를 제창했으나, 코로나 19의 대유행 속에서 시장은 민간이 요구하는 마스크와 의료 장비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등 그 한계를 명명백백히 드러내고 말았다. 과거 시장의 원리를 강조하던 보수 언론과 정치인 무리가 오늘날 시장의 마스크 공급 실패 조치를 두고 '정부의 안일한 수급 정책'을 비판하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후안무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온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소수 급진파의 비현실적인 공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 19라는 세계적인 위기 사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가의 소득 분배의 필요성을 모두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쇠망의 조짐이 보이는 항공사 등 몇몇 사기업의 지분을 국가가 매입해 사실상의 재국유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 19가 불러온 경제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경제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관점에서이다.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퇴조하는 신자유주의의 열풍. 코로나 사태는, 코로나 이후 세계를 덮칠 '뉴 노멀'(새로운 표준)} 시대의 경제 정책에 범지구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Posted by 일간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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